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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개론 리뷰 - 첫사랑은 왜 어긋났을까?

by 민준파파 2025. 2. 17.

건축학개론 리뷰 - 첫사랑은 왜 어긋났을까?

2012년도 많은 사람들의 설렘과 분노를 일으키고 수지의 첫사랑 이미지를 완성시킨 전설의 그 영화

《건축학개론》(2012)은 단순한 첫사랑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흐른 후 다시 되돌아봤을 때 비로소 깨닫게 되는 감정과 순간들을 아주 섬세하게 그려낸 영화다. 특히, 승민과 서연의 관계에서 "납득이" 같은 주변에 한명쯤 있을법한 친구들의 말 한마디, "과 선배 조성민" 같은 주변 인물들이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를 다시 돌이켜보게 만든다. 젊었을 때는 이해하지 못했던 감정들이 오랜시간이 지나야 보이듯이, 이 영화도 성인이 되어 다시 보면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풋풋한 첫사랑과 어긋난 타이밍 (대학생 시절의 승민과 서연)

20살 신입생 이승민(이제훈)과 양서연(수지)은 건축학 개론 수업에서 만나게 된다. 둘은 과제를 하면서 가까워지고, 함께 음악을 듣고, 집 앞까지 데려다주며 감정을 키워간다. 그런데 다소 어렸던 이 시기의 승민은 아직 자신의 감정을 확신하지 못했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몰랐다 아마 이 리뷰를 보는 그대들도 그랬듯이 말이다. 그때 그의 곁에 있었던 인물이 바로 "납득이"(조현재)다.

승민을 헷갈리게 만든 친구, 납득이

납득이는 영화에서 승민의 친구로 등장하며, 코믹한 대사로 많은 사랑을 받은 캐릭터다. 특히 그의 "납득이 안 가잖아?"라는 명대사와 키스를 표현하는 리액션은 지금도 회자될 정도로 유명하다.

하지만 단순한 웃음 코드가 아니라, 납득이는 승민이 서연과의 관계에서 망설이게 만든 주요 요인 중 하나였다.

1. 승민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조언들

납득이는 늘 연애에 대해서 "고수"인 척 행동했다. 그는 승민에게 이렇게 말한다.

"여자가 먼저 마음을 표현하지 않으면 그건 네가 아니야."

이 말이 승민을 결정적인 순간에 주저하게 만들었다. 사실 서연은 이미 여러 번 승민에게 신호를 보냈지만, 승민은 친구의 말 때문에 "혹시 내가 착각하는 건 아닐까?" 하며 확신을 갖지 못했다. 이부분에서 우리는 많이 답답했을 것이다.

2. 서연과의 관계에서 승민이 망설였던 이유

승민이 서연과 함께 LP 음악을 듣고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 서연은 살짝 기대며 "넌 나한테 어떤 사람이야?"라고 묻는다. 이때 승민은 답을 하지 못하고 "우린 친구잖아."라고 말해 버린다.

이 장면에서 승민의 머릿속에는 납득이의 말이 맴돌았을 가능성이 크다. "여자가 먼저 마음을 표현하지 않으면 아니야"라는 말 때문에, 이미 서연이 충분한 신호를 보냈음에도 승민은 멍청하게 확신하지 못하고 오히려 선을 긋는다.

그렇게 승민은 기회를 놓쳐버리고, 서연은 실망해서 점점 멀어진다. 이 부분은 어리숙해서 사랑에 실패했던 우리의 

어렸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한번쯤 품었던 첫사랑이였던 그 사람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서연을 노린 과 선배 조성민의 등장

이 시점에서 또 한 명의 중요한 인물인 "과 선배 조성민"이 등장한다. 그는 대학 생활에 익숙한 선배였고, 후배들에게 친절한 척 접근하지만 사실은 가볍게 연애 상대를 찾는 전형적인 인물이었다.

  • "선배가 밥 사줄게."
  • "승민이 여자친구 있다더라?"

조성민은 계획적으로 승민과 서연의 관계를 이간질하는 거짓말을 했고, 결국 서연은 승민에게서 멀어지게 된다.

성인이 된 후, 다시 마주한 첫사랑 (승민과 서연의 재회)

시간이 지나 건축가가 된 승민(엄태웅)은 우연히 서연(한가인)과 고객으로 다시 만나게 된다. 서연은 승민에게 집을 설계해 달라고 요청하며, 두 사람은 다시 가까워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면서 승민은 시간이 지날수록 어른이 된 성숙한 시선으로 과거의 모든 순간들을 되돌아보며 그때 서연의 말과 행동, 본인은 눈치못챘던 서연이 자신에게 보냈던 수많은 고백의 순간들을 그제야 깨닫는다.

  1. 서연은 분명 자신을 좋아했었다.
  2. 그녀가 보낸 신호들을 납득이의 말 때문에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했다.
  3. 조성민 같은 사람이 서연을 가볍게 여기려 했지만, 승민이 끝까지 지켜주지 못했다.

하지만 이 깨달음은 늦어도 너무 늦어버렸다. 서연은 이미 다른 남자와 결혼을 앞두고 있었고, 승민은 조용히 그녀를 떠나보낸다.

대학생 때는 몰랐던 감정, 성인이 되어서야 깨닫게 되는 것들

  • "납득이 안 가잖아?" → 당시에는 그냥 웃고 넘겼던 이 대사가, 시간이 지나고 보니 승민의 연애를 망친 원인이었다.
  • "너는 나한테 어떤 사람이야?" → 대학생 시절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이 질문이, 사실은 서연의 최후의 감정 표현이었다는 것을.
  • 조성민 같은 사람들 → 그때는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 보니 조성민 같은 사람은 정말로 서연을 가볍게 대했던 인물이었고, 승민이 더 적극적으로 행동했어야 했다는 걸 깨닫게 된다.

결론: 첫사랑은 시간이 지나야 그 의미를 알게 된다

《건축학개론》은 단순한 로맨스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는 한 사람이 성장하면서 깨닫게 되는 감정의 변화, 그리고 시간이 흐른 후 다시 되돌아보는 첫사랑의 의미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이제야 비로소, 승민은 "그때는 왜 그걸 몰랐을까?"를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하지만 첫사랑은 그렇게 쉽게 되돌릴 수 없는 것이고, 우리는 후회를 통해 성장하는 것이다. 그대들의 첫사랑은 어떠했는가요

어리고 서툴렀던 탓에 놓쳐버린 일생에 한 번뿐인 그 첫사랑들을 여러분은 잘 지켜냈었나요?

어른이 되어버렸다면 그때의 난 얼마나 어리숙하고 바보같았는지 이 영화를 통해 추억을 되살려 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