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짜장면, 짜파게티, 옥수수, 그리고 새똥 속 밀 씨앗은 단순한 요소가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욕망과 소속감, 그리고 생존 본능을 상징하는 듯 하다. 특히 새똥을 뒤져가며 처절하게 밀 씨앗을 찾으려는 노력과 허수아비 속에서 발견한 옥수수 한 알은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 어디까지 포기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장면인듯 하다.
도심에서 표류한 남자, 밀 씨앗을 찾아 새똥을 뒤지다
김승근(정재영 분)은 경제적으로 실패한 후 모든 걸 잃고 한강에 투신하지만, 운이 나쁜건지 좋은건지 뜻밖에도 살아남아 밤섬에 표류하게 된다.
그는 처음에는 도시로 돌아가기 위해 구조 요청을 보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 살아가는 법을 배워간다 심지어 한강 위를 지나가는 배를 보면 들킬까 도망가기도 한다. 모든 걸 체념하고 포류생활에 정착하며 나름 만족을 찾아간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먹을 것이었다. 그러다 섬으로 몰려오는 쓰레기 더미 가운데서 짜파게티 봉지를 우연히 발견했는데 그 안에서 짜파게티 "분말스프" 를 발견한다 그러나 면은 존재하지 않았고 면을 만들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새똥 속에서 밀 씨앗을 찾다
그는 한강 밤섬에는 식량이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본능적으로 먹을 것을 찾는다. 그러다 새똥 속에서 밀 씨앗이 나올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떠올린다.
밀 씨앗은 새들이 먹고 완전히 소화되지 않은 채 배설될 수 있기 때문에, 그는 인간으로서의 모든 존엄을 포기하고 직접 새똥을 뒤져가며 밀 씨앗을 찾기 시작한다.
이 장면은 우리가 익숙한 사회적 가치와 인간의 존엄성이 생존 앞에서는 어떻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도시에 있을 때는 상상도 못 했던 행동이지만, 지금의 그는 살아남기 위해 체면도, 인간으로서의 존엄도 내려놓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허수아비 속에서 발견한 옥수수 한 알
김승근은 필사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주변을 샅샅이 뒤지던 중, 허수아비 속에서 기적적으로 우연히 옥수수 한 알을 발견한다. 그에게 옥수수 한 알은 단순한 곡식이 아니라, 희망과 생명의 상징이었다.
- 생존을 위한 자급자족의 시작 – 그는 이 옥수수를 심으면 더 많은 옥수수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
- 자연이 준 작은 기회 – 문명과 단절된 상태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다.
- 도시에서의 성공과 실패의 대비 – 도시에 있을 때는 돈만 있으면 쉽게 살 수 있었던 음식이, 이곳에서는 생존을 위한 절박한 자원이 되었다.
그는 정성껏 옥수수를 심고 가꾸며, 절망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아가기 시작한다.
스스로를 가둔 여자, 짜파게티 면을 부숴 먹으며 지켜보다
한편, 김정연(정려원 분)은 스스로 사회에서 단절된 채 살아가는 히키코모리다. 그녀는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으며, 인터넷과 카메라를 통해서만 세상을 접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우연히 카메라로 밤섬을 촬영하다가 김승근을 발견한다.
그녀는 직접 세상과 연결될 용기는 없지만, 멀리서 그를 지켜보며 조금씩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짜파게티 면을 부숴 먹는 장면
김승근이 짜장면을 간절히 원하며 허기를 채우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동안, 김정연은 방 안에서 짜파게티 면을 생으로 부숴 먹는다.
그녀는 짜장면을 원하지만 먹을 수 없는 김승근과 달리, 짜파게티라는 대체품을 쉽게 가질 수 있고. 짜장면도 쉽게 먹을 수 있다. 하지만 김정연은는 짜파게티를 끓여 먹지도 않고, 그저 부숴서 씹을 뿐이다.
이 장면은 두 인물의 너무나도 극단적인 대비를 보여준다.
- 김승근: 문명과 완전히 단절된 상태에서 짜장면을 간절히 원하지만 가질 수 없음.
- 김정연: 문명 속에 있지만 스스로를 단절시키며, 짜파게티를 제대로 조리하지도 않고 그냥 부숴 먹음.
결국, 그녀는 용기를 내어 김승근에게 "Hello"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그리고 마침내, 두 사람은 서로를 통해 세상과 다시 연결될 수 있는 작은 가능성을 발견한다.
결론 – 우리는 모두 표류하고 있다
김씨 표류기는 단순한 생존 영화가 아니다. 이 작품은 현대인의 단절과 연결, 그리고 희망을 이야기한다.
- 새똥에서 밀 씨앗을 찾는 장면 →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
- 허수아비 속 옥수수 한 알 → 예상치 못한 희망과 삶의 가능성
- 짜장면과 짜파게티 면을 부숴 먹는 대비 → 문명 속에서도 우리는 고립될 수 있다
영화는 결국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지금도 어딘가에 포류하고 있을지 모른다.
여러분은 어디에 포류하고 있나요?